모든 콘텐츠가 향하는 곳, 게임스컴(gamescom)으로 가다

모든 콘텐츠가 향하는 곳, 바로 게임이다.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산업 박람회 게임스컴(gamescom)을 찾았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콘 (c)yujinlee

독일 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열리는 쾰른 게임스컴은 2009년 처음 시작과 동시에 산업 관계자만 입장할 수 있는 날을 만들었다. 지금도 시작 첫 날은 비즈니스 관계자에게만 문을 열고 있으며, 3일간 운영되는 비즈니스홀은 철저히 산업 관계자에게만 개방된다. 대중들을 대상으로한 박람회의 역할도 잊지 않는다. 게임스컴에는 산업관계자는 물론 프로와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모두 몰려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엿볼 수 있다.

콘텐츠 산업의 집약체게임

게임스컴에 들어가면 일단 부스의 스케일에 압도당한다.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게임은 돈이 되는 산업임을 말이다. ‘겜알못’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게임 회사와 플랫폼 회사, 게임의 부스가 거대하고 화려하게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면에서만 보던 게임 배경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마치 테마파크가 한 곳에 모여있는 것 같다. 게임을 하든 하지 않든, 이 테마파크를 보는 것 자체로도 입장 티켓값이 아깝지 않아 보인다.

그것이 책이든 만화든 음악이든, 콘텐츠 산업의 최종 목적지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이곳 게임스컴에서 찾을 수 있다. 스토리나 콘텐츠 뿐만이 아니다. 게임에 필요한 하드웨어 업체, 콘솔부터 컴퓨터 기기, 최근에는 가상현실, 인공지능까지 모두 게임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체다. 

올해 게임스컴에서 삼성은 배틀그라운드와 협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배틀그라운드를 할 수 있는 게임 전용 모니터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고, 실시간 게임을 라이브로 방송하기도 했다. 물론 냉장고까지 서 있는 모습은 좀 과하다 싶었지만, 어쨌거나 사람들은 배틀그라운드에 열광하며 삼성 부스로 몰려들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콘 (c)yujinlee

프랑스의 거대 기업 유비소프트의 게임 저스트댄스에서는 K-Pop이 흘러나온다. 그러고보면 ‘칼군무’가 특징인 케이팝은 저스트댄스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다. 이번에 게임스콘에서 선보인 저스트댄스 2019에는 디자인부터 주요 곡목까지 케이팝이 주요 테마가 됐다. 물론 케이팝 팬들은 이 게임이 없어도 케이팝 춤을 추면서 신나게 논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서 이들은 친구와 함께 경쟁하고 성취하는 보람이 생긴다. 유튜브 안무 영상과 거울을 번갈아보며 연습할 필요가 없고, 데이터를 모으는 재미도 있다. 케이팝은 게임을 통해서 또 한 번 거듭난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콘 (c)yujinlee

게임스콘의 박람회장 1개 홀 전체가 캐릭터 상품 판매를 위한 곳이다. 보통 박람회장을 가면 홍보/마케팅 차원에서 여러 판촉 상품을 나눠주기 마련이다. 게임은 그런 것이 필요없다. 게임/만화 캐릭터 관련 상품으로 꽉 찬 이 홀에서 하루 판매량이 얼마일지 가늠할 수도 없다.

모든 미디어 플랫폼은 게임을 바라본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세계적인 IT 미디어 그룹은 대부분 현재 게임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준비중에 있다. 게임스컴 참석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의 부스는 화려하지 않다. 그저 간판 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손가락으로만 하던 게임을 실제로 몸을 움직이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게임을 마련했다. 

유튜브에서는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생방송 부스가 마련됐다. 유튜브는 최근 유튜브 게임 전용 채널인 유튜브 게이밍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의 비중이 낮아졌다는 뜻이 아니라. 메인 채널인 유튜브를 통해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부스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제작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게임스컴에서는 독일어판 오리지널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크(Dark)’로 테마 부스를 꾸몄다. 아직 게임 상품이 나온 것도 아니고, 별 대단한 것도 없다. 그저 다크 드라마의 배경과 소품 일부를 가져다 놨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들어 반갑게 아는 척을 하고, 저마다 사진을 찍고 간다. 이 시리즈도 곧 게임으로 나올 거라는 예감이 든다.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이유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게임’이 된다.

게임은 나쁜 취미게임으로 공부도 하고일도 한다

독일은 게임을 창조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주요 도시별로 게임 스타트업 등 산업 진흥 정책이 마련되어 있다. 동시에 청소년들을 위한 건강한 게임 소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빠트리지 않는다. 전 연령대 입장이 가능한 게임 박람회이지만, 게임 사용 연령에 따라 입장을 차단하는 등 부스마다 어린이 청소년 보호 조치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어린이 및 가족을 위한 홀에서는 어린이들이 게임에 건전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부스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게임 자율규제 기관과 연방정부의 청소년 보호 관련 기관이 총 집합했다. 게임 관련 대학 공부 및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관련 교육기관이 모인 ‘게임스컴 캄푸스’코너도 눈에 띄었다. 게임에 열정이 있는 이들에게 ‘하지마’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알려주는 것이다. 게임을 단순히 소비하지는 것을 넘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무수한 길이 마련되어 있다.

그 옆에는 게임스컴 일자리 코너가 있다. 교육 부스의 연장선상이다. 게임회사는 물론 관공서, 심지어 연방군에서도 부스를 차렸다.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과 비슷한 연방헌법수호청에서 게임스컴에 나와 IT 전문가, 사이버 안보 전문가를 찾고 있다. 

독일 연방군에서는 육군, 해군, 공군이 다함께 나왔다. 독일은 모병제다. ‘진짜 인생’을 경험하라며 군입대, 아니 군대 취직을 홍보한다. 연방군은 또한 게임을 위한 가상현실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가상현실 기계로, 게임에 나오는 군복이 아니라 진짜 군복으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연방수호청이든 연방군이든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공부하거나 일할 이들을 이곳 게임스컴에서 찾는 모습이 꽤 적절해 보였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콘 (c)yujinlee

티켓이 매진되는 박람회게임스컴

이처럼 게임스컴에서는 게임 산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수없이 많다. 게임스컴의 대중적 인기는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입장 티켓이 매진된다. 그동안 독일에서 수많은 박람회를 다녀봤지만, 박람회 티켓이 매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게임스컴을 통해서 알게됐다. 

직접 게임을 할 수 있는 부스는 너나할 것 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어디를 가나 30분에서 한 시간 대기시간은 기본이다. 많은 방문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이다. 부스에서 나눠주는 종이 박스 의자를 들고 다니거나, 개인용 ‘낚시 의자’를 가지고 온 이들도 상당수다. 

게임스컴은 사람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오후 4시부터 입장 가능한 오후 티켓을 발행하기도 한다. 오전에 방문에서 3-4시즈음 박람회장을 나서면, 게임스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끝 없는 줄을 또다시 보게 된다. 올해 게임스컴에는 37만 3000명이 방문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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