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베를린에 오면 벌어지는 일

방탄소년단이 드디어 독일 베를린에 왔다. 팬들은 그보다 더 빨랐다. 16일과 17일, 화요일과 수요일에 예정된 콘서트를 위해 팬들은 지난 토요일부터 공연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텐트와 접이식 의자를 들고. 

전 세계에서 모이는 팬들과 팬들의 함성 소리. 평소 K-Pop이나 방탄소년단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미디어도 카메라를 듣고 찾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 날이었다. 방탄소년단은 그들이 독일로 오기까지 이미 전 세계를 돌며 많이 예열해 놓았다. 유엔 연설을 거쳐 타임지 커버가 되고, 영국의 인기 토크쇼에도 출현하면서 점점 독일과도 가까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독일에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익숙할지도 모른다. 콘서트에 가장 먼저 입장하기 위해 몇 날을 새는 일. 하지만 독일에서는 매우 ‘희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것도 독일 스타도 아닌 한국이란 나라에서 온 밴드 때문이라니. 

해당 공연장인 벤츠 아레나는 덕분에 뜻하지 않았던 공지를 게시해야 했다. 벤츠 아레나 측은 팬들이 모이기 시작한 토요일 오후 ‘캠핑은 허용되지 않으며, 캠핑하려는 팬들은 공연장을 벗어날 것을 요청했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경찰과 함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팬들은 녹록지 않았다. 벤츠 아레나 측은 결국 15일 월요일 팬들을 위한 ‘번호표’를 미리 나눠주어야 했다.

공연 시작 며칠 전부터 모인 팬들을 위해 벤츠 아레나가 띄운 공지
베를린 대중교통 회사 BVG가 올린 소셜 미디어 홍보물

베를린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을 운행하는 대중교통 회사인 BVG도 합세했다. BVG는 16일 오전 다음과 같은 포스터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다. ‘주의: 여러분이 프리드리히샤인 구역에서 귀를 때리는 괴성을 듣는다면, 그건 차 때문이 아니라 벤츠 아레나에 모인 BTS팬들 때문입니다.’

BVG 페이지를 보는 이들 중에는 BTS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서 댓글 창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대체 BTS가 뭔 뜻이냐?’라고 묻는 이들과, 저마다 ‘베이컨 토마토 샐러드냐?’ 하며 유추해보고, 팬들이 합세해 BTS를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BTS를 모르는 이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어리둥절했고, BTS를 찾아 먼 길을 달려온 팬들은 함성을 내지르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들을 맞이했다. 

약 1만7000석의 공연장 이틀 공연이 모두 9분 만에 매진됐다. 이후 수많은 암표가 올라와 우려스럽기도 했지만, 결국 이 공연장은 한 치의 여백도 없이 가득 찼다. 팬들은 독일 전역은 물론 폴란드,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서 왔으며, 심지어는 미국에서부터 투어 콘서트를 따라온 팬도 있었다. 팬들이 몰려들었지만, 공연장 입장은 무리 없이 이뤄졌다. 제시간에 맞춰 입장이 완료됐고 팬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방탄소년단을 기다렸다. 

첫 곡 ‘IDOL’을 시작으로 ‘Save Me’, ‘I’m Fine’, ‘DNA’, ‘Fake Love’, ‘Tear’ 등의 무대가 펼쳐졌다. 그 어떤 콘서트 때보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콘서트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본 공연은 ‘MIC Drop’이 장식했다. 모든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바탕 파티를 벌였다. 이후 편안한 옷을 입고 다시 무대로 나온 이들은 앙코르 곡 ‘Anpanman’, ‘Answer: Love Myself’로 베를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내년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BTS 베를린 공연 시작 전 공연장인 벤츠 아레나 앞에 줄 선 팬들과 공연장을 꽉 메운 팬들 (c)이유진

팬들은 콘서트가 끝난 이후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공연장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다 삼삼오오 모여 공연장을 떠났다. 그중 많은 친구들이 K-Pop 파티로 향했다. 이날 함께 콘서트를 찾은 라우라는 콘서트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같은 도시에 사는 이들은 BTS 콘서트에 함께 가기 위해 처음 만났다. 

라우라는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K-Pop 콘서트를 빠지지 않고 찾았다고 한다. 지드래곤과 갓세븐, 최근에 열린 뮤직뱅크 베를린 편까지.

‘저는 K-Pop뿐만 아니라 다른 노래도 많이 듣습니다. 근데 K-Pop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어서 더 자주 듣는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있고요, 다채롭고 즐거움을 줍니다. K-Pop은 특히 노래와 랩, 힙합 장르가 다양하게 섞여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독일 드레스덴에서 온 티나는 BTS 노래로 위안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티나는 우울증이 있었고, 처음에는 BTS의 노래 가사를 먼저 읽었다. 한국어 글이 좋다고 생각한 티나는 이후에 BTS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얻었다. 이곳에서 만나는 많은 팬들이 BTS의 특별한 점을 꼽으라면 바로 그들의 ‘메시지’를 꼽는다. 그들이 음악으로 전하는 가사와 메시지가 실제로 자신의 마음과 행동에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케이팝 그룹과 비슷비슷한 콘셉트와 음악 사이에서도 BTS를 독보적으로 만드는 건 바로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다. 방탄소년단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그리고 지금 콘서트 무대를 통해서 전 세계 수많은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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