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업] Upday 프로덕트 디자이너 김한주 : 독일의 IT업계, 한국인이 강한 이유

업데이(Upday). 독일에서 삼성 갤럭시를 쓰고 있다면 모두가 이 앱을 알 것이다. 독일 미디어 그룹 악셀슈프링어와 삼성전자가 합작해 만든 뉴스 큐레이팅 앱이다. 

업데이는 악셀슈프링어 그룹의 뉴스 콘텐츠를 기반으로 각 국가 기자들과 AI를 통한 알고리즘으로 ‘알아야 할 뉴스’와 ‘알고 싶은 뉴스’를 큐레이팅 한다. 유럽에서 출시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필수 앱으로 깔려 있다. 

김한주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3년 전 업데이에 합류했다. 사진을 업으로 삼았던 그가 베를린에서 업데이의 디자인을 맡게 되기까지. 독일 최대 미디어 기업에서 일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지금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업데이 프로덕트 디자이너. 무슨 일을 하는가?

직역하자면 제품 디자인인데, 내 업무는 업데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비주얼을 총괄하는 거다. 악셀슈프링어가 가지고 있는 뉴스 재료를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쉽게 전달할 것인가 디자인한다. 보이는 화면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앱을 사용할 때 어떻게 접근하고 반응하는지,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전체를 디자인한다. 

업무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2주 단위로 전 직원이 모여서 스프린트 미팅(프로세스를 위한 주기적 업무 진행 미팅)을 한다. 현 상황에 대한 피드백, 어떤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 보완할지 다 함께 토론하고 결정한다. 디자이너로서는 와이어프레임(디자인 초기 단계에서 화면 구성과 유저인터페이스를 미리 설계해보는 작업)을 그려 개발자와 이야기를 하고, 개발이 가능하다고 하면 디자인을 시작한다. 이런 피드백을 이어가면서 작업이 진행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책은 디자인이 끝난 후 출력해 서점에 진열된다. 잘못된 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모바일은 그렇지 않다. 피드백을 수렴해 수정-개발-수정-개발을 반복해 완성해 나간다.

– 마감이라는 게 없는 건가

그렇다. 실물 제품은 마감 전날까지 밤을 새우고 마감하면 끝이다. 디지털 프로덕트는 작업에 끝이 없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내일 또 고쳐야 한다(웃음).

악셀슈프링어도 디지털로 전환하며 실리콘 밸리의 원칙을 받아들였다. 바로 ‘빨리 실패하자’다. 그래야 빨리 피드백을 받는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빨리 보여주고, 빨리 피드백을 받아 업데이트한다. 그렇게 좋은 서비스를 내는 거다. 

업데이 사무실이 있는 베를린 악셀슈프링어 본사 ⓒ독밥/서다희
삼성 갤럭시에 포함되어 있는 업데이 앱 ⓒupday

– 회사 공식 언어는?

영어다. 물론 독일인들끼리 있을 때는 독일어를 하고, 한 명이라도 외국인이 있으면 영어로 진행한다.

회사 직원 외국인 비율은?

반반이다. 개발 쪽에는 인도, 폴란드 출신이 많다. 이번에 새로 뽑은 디자이너는 밀라노에 있는데 사무실에 아직 한 번도 안 왔다. 

회사에 아무도 없다. 홈오피스를 하고 있는 건가

코로나 이전에도 홈오피스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업데이는 모바일 회사니까. 코로나 이후엔 회사에 더 안 나온다. 몇 달째 오지 않는 동료도 있고, 홈오피스가 지루해 나오는 동료도 있다. 나는 일주일에 1번은 나오려고 한다. 회사 측에선 사무실 경비가 줄어들니 비품이나 음료 등을 집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제품이 ‘업데이 for 삼성’이다. 삼성과 업무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독일 법인이 아니라 한국 삼성전자와 직접 소통하며 업데이트 된 부분을 공유하고 감수한다. 삼성과 악셀슈프링어는 1년에 2-3번 서로 왕래하는데 그 때 임원진 미팅, 실무자 미팅이 모두 이루어진다.  

취업 과정에 ‘삼성’과 ‘한국인’이라는 키워드가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나?

인터뷰 당시 회사 측이 “우리 삼성이랑 일한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취업 과정에서 장점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와 실력이다.

업무 과정에서는 어떤가.

한국 모바일 프로덕트에 대한 질의응답이 많다. 특히 개발자의 경우 유럽에서 한국의 모바일 프로덕트를 벤치마킹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 번은 참고하려는 앱이 한국어로만 되어 있어서 나를 찾은 적이 있다. 카카오톡 로그인 해야하는데 아이디 있냐고(웃음)

– 카카오톡도 독일에 많이 알려져 있나?

‘노란 것’으로만 알고 있다(웃음).


작은 광고 에이전시에서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입사까지,
나만의 취업 전략

독일에는 왜 왔나

외국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독일로 왔고, 큰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 한국에서 사진을 업으로 삼다가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꿨다. 

사진을 할 때도 늘 디자인적 요소를 함께 본다. 독일에 와서 보는 눈도 넓어진 것 같다. 이곳에서 사진은 그 자체로 상품이라기 보다는 재료, 채널, 도구가 된다. 공부 그 자체보다는 배우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 사진보다 디자인 분야가 더 미래가 있겠다 이런 생각은 없었는가?

있었다.  


– 사진 디자인 둘 다 공부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접근이 정 반대다. 사진은 자기를 표현하는 예술적 도구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니다. 개발자와 같다. ‘나’가 아닌, ‘유저’가 원하는 걸 줘야한다. 그 부분을 학교에서 많이 배웠다. 

첫 회사는 광고 에이전시였다. 구직과정이 궁금하다.

졸업 후 베를린 디자인 회사를 리스트 업하며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눴다. (1) 정말 일하고 싶은 곳, (2) 포지션이 있는 곳, (3) 나머지 리서치 한 곳이었다.
정말 일하고 싶은 곳엔 구직 공고가 없어도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회사에 맞춰 커버레터와 포트폴리오를 모두 조정했다. “회사의 XX 프로젝트를 인상 깊게 봤고, 나는 이런 경력이 있어 같이 일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식으로.  

–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냈나?

80개쯤 만들어 실제로 보낸 곳은 60곳이 넘는다. PDF 파일로 만들어 회사의 성격에 따라 이메일로 보내거나 출력해서 우편으로 부쳤다. 정말 가고 싶은 회사의 경우 고급 용지를 골라 프린트를 하고 거의 아트북 수준으로 만들어 보냈다. “당신의 회사만을 위해 만든 것이니 지금 뽑지 않는다 해도 보관했다가 나중에 필요하게 되면 연락 달라” 와 같은 메세지도 덧붙였다.

– 취업 인터뷰 과정은 어땠나?

인터뷰를 하러 갔는데 주소를 잘못 찾아갔다. 이사 간 주소가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다행히 10분 거리였다. 인터뷰에서 그 이야기를 하고 바로 홈페이지부터 업데이트하자고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업데이 디자인팀 보드 ⓒ독밥/서다희

1년 후 이직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아버지가 개발자셨다.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서 늘 관심이 있었다. 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컸고, 모바일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고 싶다는 명확한 생각으로 그 자리를 찾았다. 

– 이직 과정은 어땠나?

링크드인을 통해 이미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첫 구직 때 수십 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든 것에 비해 상당히 수월했다. 업데이는 당시 스케일 업을 하던 시기였다. 회사를 보고 ‘뽑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


독일 취업, 일단 지원하라
아무 일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독일 취업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지원’하는 것. 언어 때문에 지레 겁부터 먹고 지원 자체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을 안하면 언어 점검도 하지 못한다. 인터뷰를 해보면 내 언어 수준을 알게 되고, 그에 맞게 대비하면 된다. 개발, 디자인 용어들 뻔하지 않나. 독일이라도 다국적 인력이 많은 IT 업계에선 영어를 쓴다. 나는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직군의 단어를 알고 원하는 것을 전달할 수 있으며 또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하다보면 다 한다. 일단 지원부터 해보자.

특히 한국인이 잘하는 분야가 있다? 없다?

한국인들은 빠르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센스가 좋다. 빨리 만들고, 빨리 피드백을 얻고, 빨리 실패하는 실리콘 밸리의 모토와 잘 맞는다. 반면 독일 사람들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게 될까’ 한참 고민한다. 우리는 빠르게 실행하고 버전업, 폐기한다. 한국인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각광받을 수 있는 이유다.

– 한국에서 경력쌓기 vs  독일에서 학업하기, 취업 위해 둘 중 선택한다면?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후 독일 취업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 진입장벽이 더 낮다고 본다.

– IT업계 ‘현직자피셜’, 연봉은 어느정도? 

베를린의 경우 4-5년차 시니어급 개발자의 연봉은 7만 유로-8만 유로(약 9천800만원~1억1천2백만원), 디자이너는 6만 유로-7만 유로(약 8천400만원~9천800만원)사이다. 단, 독일 세금을 감안해야 한다. 연봉 6만 유로일 경우 세후 월 3800유로 정도 월급 통장에 들어온다. 

– 연봉협상은 어떻게 했나? 

인터뷰 때는 해당 분야 직종 평균값을 제시했다. 업데이 입사 후에는 연봉 협상을 두 번 했다. 우리같은 외국인은 비자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핑계(?)로 먼저 연봉 협상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의 경우 매년 연봉 협상을 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에서 연봉을 올리고 싶다면 내가 챙겨야 한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회사도 가만히 있는다. 물론 연봉 협상을 제시할 만큼 성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업데이에서 개발한 얼리뉴스ⓒearliNews

– 베를린의 현재+미래 유망직종을 꼽는다면.

예상했겠지만, 개발자는 100퍼센트. 개발자가 10명이면 디자이너가 2명 정도 필요하니 개발자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핫하다. 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알고리즘 디자이너 등 인공지능을 분석하고 자동화, 혹은 퍼스널라이징하는 분야가 계속 뜬다. 코로나 이후 IT 인력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 IT업계 구직자들을 위한 특별한 구인구직 방법이 있다면? 

링크드인은 필수다. 링크드인에 IT업계 프로필을 입력해 놓으면 헤드헌터들의 연락을 받을 것이다. 어느 회사에 포지션이 있는지, 연봉과 보너스는 얼마인지 다음 직장은 헤드헌터가 찾아주는 정도다.
링크드인은 채용 정보 뿐만 아니라 업계 네트워킹하는데도 유용하다. 여기에 커뮤니티 플랫폼인 밋업Meetup을 추가한다. IT업계 관련 모임을 통해 인맥을 쌓아두면 구직구인 정보 및 추천까지 얻을 수 있다.

– 베를린 취업, 추천하고 싶은가?

인프라 좋고, 기회 많고, 생활하는 것도 좋다. 워라밸을 원한다면 더더욱. 야근 없는 삶, 이곳에선 가능하다. D